카카오브레인, 생성형 AI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다

프롤로그: AI 시대, 새로운 문을 두드리다
카카오브레인의 탄생과 성장
생성형 AI의 정체와 카카오의 기술
KoGPT와 Coyo: 기술의 핵심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콘텐츠 생태계와의 결합
경쟁 기업과 차별화된 전략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고찰
사용자 경험의 변화
에필로그: AI와 사람 사이

프롤로그: AI 시대, 새로운 문을 두드리다

어느 평범한 날 오후, 브라우저에 뜬 한 줄의 뉴스가 시선을 끌었다. “카카오브레인, 생성형 AI로 글로벌 시장 본격 진출.” 문장은 짧았지만 묵직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카카오의 정체성과는 조금 다른, 그러나 무척 흥미로운 방향 전환. 기술은 어느새 감성의 영역까지 넘보며, 단순한 기능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다리가 되고 있었다.

그날 나는 카카오브레인의 행보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이들이 그리는 생성형 AI의 미래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새로운 패러다임의 문턱에 서 있다.

“기술은 삶을 바꾸지 않는다. 삶을 바꾸는 것은, 기술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다.”

카카오브레인의 탄생과 성장

카카오브레인은 2017년 설립된 인공지능 전문 연구소다. 출범 초기부터 ‘딥러닝 기반의 미래 기술 연구’라는 명확한 철학을 바탕으로, 국내외 AI 인재들을 모아 독립적인 연구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이 조직은 카카오의 사업 중심 구조와는 조금 다르게, 장기적 관점에서 AI 기술의 깊이를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초기에는 얼굴 인식, 이미지 생성, 언어 이해 등 기초적인 AI 연구에 매진했지만, 2020년대 중반부터 방향이 선명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바로 ‘생성형 AI’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와 개발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 경쟁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플랫폼과 콘텐츠에 강점을 지닌 카카오 생태계를 AI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이들이 ‘기술 그 자체’를 팔지 않는다는 점이다. 카카오브레인은 기술을 일상화시키는 데 방점을 찍는다. 사용자에게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변화, 그것이 카카오브레인이 추구하는 AI의 모습이다.

TIP

카카오브레인은 카카오의 자회사이지만 독립된 R&D 문화를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이는 빠른 의사결정과 실험적 시도에 유리한 구조입니다.

생성형 AI의 정체와 카카오의 기술

생성형 AI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이미지를 그려내고, 글을 쓰며, 음악을 작곡하는 이 기술은 단지 기술자들만의 것이 아니다. 콘텐츠 산업, 교육, 마케팅, 법률, 헬스케어 등 우리가 숨 쉬는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이 흐름에서 단순한 추종자가 아니다. 그들은 자체적으로 언어모델 ‘KoGPT’를 개발했고, 이미지 생성 분야에서는 ‘Coyo’ 시리즈를 통해 놀라운 진보를 이뤘다. 특히 KoGPT는 한국어 특화 LLM으로, 네이버의 HyperCLOVA, LG의 EXAONE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카카오는 이 기술들을 단순히 연구 논문으로 머무르게 하지 않았다. 카카오톡, 브런치, 다음 뉴스 등 자사 플랫폼에 직접 적용함으로써 ‘AI 기반 사용자 경험’을 체감 가능한 형태로 구현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기술을 경험하는 방식의 기본값이 되었다.”

KoGPT와 Coyo: 기술의 핵심

KoGPT는 'Korean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GPT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언어 모델이다. 60억 개 이상의 파라미터를 탑재했으며, 특히 한국어 문맥 이해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기존 영어 기반 LLM이 놓쳤던 ‘한국어 특유의 뉘앙스’를 포착할 수 있는 구조 덕분이다.

Coyo 시리즈는 이미지 생성 AI로, ‘텍스트-이미지’ 매핑 기술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입력한 문장을 정밀하게 해석하고, 그에 걸맞는 이미지를 그려낸다. 기존의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방식보다 더 정교한 표현이 가능하며, 이는 마케팅, 브랜드 디자인, 미디어 아트 등에서 혁신적인 활용을 가능하게 한다.

카카오브레인은 이 두 모델을 통해 생성형 AI의 핵심 축인 언어와 이미지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그리고 그 기술은 더 이상 실험실 속에 갇혀 있지 않다. 이미 우리 손안의 스마트폰 안에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 작동하고 있다.

TIP

KoGPT는 오픈 API로도 제공되며, 스타트업 및 개발자 생태계에서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AI 기반 서비스가 탄생하고 있습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카카오브레인의 가장 주목할 만한 행보는, 이 기술을 국내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겠다는 데 있다. 2025년 현재, 카카오는 KoGPT와 Coyo 기반의 API를 동남아시아, 일본, 북미 일부 개발사에 시험적으로 공개 중이며, 영어 기반 확장 모델의 베타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서, 플랫폼 경쟁력을 AI 기술력으로 무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의 기대감이 크다. 웹툰, 음악, 카카오게임즈 등을 통해 축적된 콘텐츠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지 사용자 니즈에 맞는 AI 기반 콘텐츠 생성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는 ‘한국형 AI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의미하며, 기존 빅테크 중심 AI 산업 구조에 균열을 줄 수 있는 시도다.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은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AI라는 무기는 그들에게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문화 콘텐츠와 결합된 생성형 AI는,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정서적 공감’을 수출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

“기술이 국경을 넘을 때, 가장 먼저 도착하는 건 언어가 아니라 감성이다.”

콘텐츠 생태계와의 결합

카카오가 AI 기술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것이 자신들의 핵심 경쟁력인 콘텐츠 생태계와 결합할 때, 시너지는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미 브런치, 다음웹툰, 멜론,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지 등 강력한 콘텐츠 IP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KoGPT를 적용하면, 기사 자동 요약, 소설 줄거리 생성, 캐릭터 대사 생성 등 다양한 콘텐츠 보조 작업이 자동화된다.

뿐만 아니라, Coyo 기반 이미지 생성은 웹툰 캐릭터 콘셉트 아트, 게임 그래픽 시안, 뮤직비디오 배경 이미지 제작 등에서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작업 효율을 넘어 ‘창작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다. 카카오의 AI는 창작자와 사용자 사이에 놓여, 새로운 형태의 공동 창작 도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생성형 AI는 창작을 대체하지 않는다. 오히려 창작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새로운 조합을 실험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중심에 카카오브레인이 있다.

경쟁 기업과 차별화된 전략

카카오브레인의 행보는 국내외 여러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해도 그 결이 다르다. 네이버는 초거대 모델 HyperCLOVA로 언어 중심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고, LG는 EXAONE으로 B2B 산업 AI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로는 OpenAI, Google DeepMind, Anthropic 등이 빠르게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카카오는 ‘일상의 서비스에 기술을 녹여내는 방식’에 주력하고 있다.

이 차별화는 바로 ‘생활 밀착형 AI’라는 철학에서 나온다. 카카오브레인은 초거대 모델 자체의 크기보다, 그것이 어떻게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변화를 줄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특히 카카오의 플랫폼 자체가 방대한 사용자 접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AI가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으로 학습하고 반응할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우수하다.

즉, 카카오브레인의 전략은 단순한 기술 자랑이 아니라 ‘체감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는 데 있다. 이는 기술 소비자에게 가장 실용적인 방향이며, 장기적으로는 충성도 높은 사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가장 강력한 기술은, 사람들이 기술이라고 느끼지 못할 때 작동한다.”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고찰

생성형 AI의 확대는 윤리적 문제와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가짜 뉴스, 표절, 편향된 학습 데이터 등 AI가 창작과 판단을 대신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이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이 지점에서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모든 AI 응답 결과에 대한 설명 가능성과 데이터 출처 투명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다.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는 결국 사람의 몫이다. 카카오브레인은 기술의 이면을 직시하며, 인간 중심의 AI 사용을 지향한다. 그리고 이것이 오히려 그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된다.

사용자 경험의 변화

생성형 AI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카카오톡 내 스마트 답장, 다음뉴스의 요약 기능, 브런치 작가 도구의 초안 생성 등은 모두 카카오브레인이 만든 기술의 결과다. 하지만 그 변화를 우리는 대개 인지하지 못한다. 그것이 오히려 진짜 기술의 힘이다.

사용자는 더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얻고, 작가는 더 효율적으로 글을 쓰며, 소비자는 더 직관적인 추천을 받는다. 이런 경험은 하나같이 '자연스러운 변화'로 다가오며, 삶의 리듬을 방해하지 않는다. 이는 카카오브레인이 AI를 '사람을 위한 기술'로 설계해왔다는 증거다.

기술은 보이지 않을수록 강력하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AI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에필로그: AI와 사람 사이

카카오브레인이 그리는 미래는 거창한 비전보다는 일상에서의 작고 명확한 변화에 가깝다. 기술은 더 이상 복잡하지 않다. 다만 그것을 인간답게 만드는 일이 남아 있다. 카카오는 기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더 깊이 연결하고, 일상을 더 유연하게 만들고자 한다.

생성형 AI는 그 여정에서 핵심적인 도구다.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대화 속에서, 추천 속에서, 콘텐츠 속에서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카카오브레인이 있다.

“기술이 만드는 변화는, 가장 조용한 곳에서 가장 깊이 시작된다.”